3인 "예외 없이 의원들 참여했어야"
재판관 선출권 침해에는 만장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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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측은 27일 헌재의 결정 이후 입장문에서 "헌재가 평의 과정에서 헌법재판관 중 3인이 국회 본회의 의결도 거치지 않고 권한쟁의를 청구한 것은 부적법하다며 각하 의견을 내자, 우선 권한쟁의를 인용해 마 후보자를 임명하고 대통령 탄핵심판의 의결 정족수 6명을 확보하고자 했음을 어렵지 않게 추 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더라도 마 후보자를 반드시 임명해야만 하는 의무가 발생하지 않으며 행정 집행을 위한 추가적인 검토 및 고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헌법학자 100여 명으로 구성된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 회의'는 "헌재 결정은 최 권한대행에게 마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임명해야 할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조속히 마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임명함으로써 자신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헌재는 27일 국회가 최 대행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만장일치로 일부 인용했다. 헌재는 최 대행의 마 후보자 미임명은 헌법이 부여한 국회 재판관 선출권을 침해한 위법한 행위라고 판결했다. 헌재는 결정문을 통해 "(권한대행이) 국회가 선출한 후보자 임명을 임의로 거부하거나 선별해 임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헌재가 직접 임명 명령을 해달라는 청구는 각하했다.
최 대행이 미임명한 이유로 꼽은 '여야 합의' 부분은 여야가 선출 방안을 협의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적법하다고 봤다. 이와 함께 3인 중 2인은 여야가 1인씩, 나머지 1인은 여야 합의로 선출하는 '관행'을 따른 것이라는 최 대행 주장에 대해선 이런 추천 방식이 관행으로 굳어진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 의결 없이 단독으로 심판을 청구한 부분도 결론적으로 문제 없다고 봤다. 그러나 이런 절차가 적법했느냐에 대한 판단은 5 대 3으로 재판관 의견이 엇갈렸다. 5인의 재판관은 이미 본회의 의결을 통해 임명 의사를 결정했기 때문에 권한 침해가 확인되면 별도 의결 없이도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시 말해 국회의장이 국회를 대표해 심판 청구를 하는 것이 적법하다 판단한 것이다.
반면 3인의 재판관은 이를 절차적 흠결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률에 예외를 규정하지 않는 한, 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본회의 결정을 따랐어야 했다는 취지에서다. 법조계도 이번 헌재 결정은 국회와 국회의장을 동일 주체로 보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과 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는 집단적인 국민 대표자로 표결을 통해서만 국민 전체를 대표한다고 본다"며 "국회의장의 개인 의견마저 대표성을 인정해 준다면 의장이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입법부가 좌고우면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사후 보완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며 "만약 보완을 하려면 심판 청구에 대한 표결을 통해 제대로 형식을 갖췄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헌재의 위헌 결정에도 최 대행이 당장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헌재가 이르면 다음 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수 있어서다. 법조계 관계자는 "헌재가 대통령 탄핵심판을 최우선 처리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최근 한 총리 등 주요 기관장에 대한 선고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헌재가 한 총리 탄핵심판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면 한 총리는 업무에 즉시 복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 총리가 마 후보자 임명 시기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수였던 '9인 체제 선고'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