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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쓰면 최고 참수형’ 사우디의 변신…최초로 열린 ‘코믹콘’에 2만 명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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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7. 02. 20. 14:24

Saudi Comic Con <YONHAP NO-5267> (AP)
사진출처=/AP, 연합
‘금욕적인 왕국’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처음으로 ‘코믹콘’이 개최된 가운데,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하며 성황을 이뤘다.

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모니터는 19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 최초로 사해 인근 도시 제다에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열린 ‘글로벌 코믹스 엑스포’, 일명 ‘코믹콘’에 2만여 명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마법을 사용할 경우 최고 참수형까지 당할 수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젊은이들이 헐크며, 닥터 둠(슈퍼 히어로 만화 ‘판타스틱4’의 악당 캐릭터)으로 변장하고 돌아다니는 모습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코믹콘은 오락 전담 정부기구인 GEA의 지원을 받아 열리게 됐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최근 일자리를 창출하고 석유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경제·사회 개혁의 일환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를 장려하고 있다.

제다 시 주민인 모디 알 바키트는 “엔터테인먼트의 수준이 수년전에 비해 많이 올라갔다. 과거에는 이곳처럼 가족들을 위한 공공장소도 없었고, 다른 성별끼리 어울릴 수도 없었으며, 즐길거리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1970년 미국 샌디에고에서 공상과학(SF) 팬 100여 명이 만화책을 서로 교환하기 위해 모임을 가지면서 시작된 코믹콘은 현재 영국 런던·러시아 모스크바·인도 델리·호주 시드니·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에서 13만 명이 넘는 이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행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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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사우디 코믹콘 인스타그램(@saudicomiccon)
이번에 제다 시에서 열린 코믹콘에서는 행사장 입장을 위해 남성과 여성이 따로따로 줄을 서고 ‘아잔(이슬람교에서 신도에게 예배 시간임을 알리는 소리)’이 울릴 때마다 행사를 잠시 중단하는 등 독특한 사우디만의 풍습이 반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적북적한 행사장 텐트 안에서는 참가자들이 모두 한데 어울려 팝아트 부스를 구경하기도 하고 비디오 게임을 서로 겨루기도 하는 등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남녀가 서로 어울리는, 사우디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을 볼 수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코믹콘을 ‘악마 숭배’라고 비난하는 종교적 보수파의 반대도 있었으나 큰 영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제다 코믹콘 주최를 맡은 오바다 아와드는 정부의 ‘그린라이트’가 그가 꿈만 꾸고 있던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 이상이다. 우리는 발생할 수 있는 일의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아주 많은 시나리오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그 중 최고의 시나리오가 실현됐다”고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SAUDI-ENTERTAINMENT-COMIC <YONHAP NO-0873> (AFP)
사진출처=/AFP, 연합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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