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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시간) 무바달라가 한국계 손 마사요시(孫正義·한국명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통신업체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에 15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무바달라는 또한 기술분야 지주회사 창립을 위한 두개의 벤처캐피털을 시작할 계획이다.
무바달라 캐피털의 이브라힘 아자미 벤처캐피털 책임자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펀드 투자는 앞으로 2~3주 내로 발표될 계획이다. 무바달라는 앞으로 5년간 소프트뱅크에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그는 밝혔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통신위성·생명공학·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할 목적으로 조성된 펀드로 소프트뱅크가 250억 달러(약 29조2900억원),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부펀드 450억 달러(약 52조7220억원), 그 외 투자자들 300억 달러(약 35조1480억원) 가량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 중에는 미국의 애플과 퀄컴, 오라클, 대만의 폭스콘 등 쟁쟁한 글로벌 대기업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자미 책임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전펀드 투자는 상당한 금전적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면서 손 회장의 지난 30년간의 경력을 살펴보면 그가 기술분야에서 다른 투자가들과는 전혀 다른 성취를 이룩해 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자미는 “기술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 전세계 모든 영역에 기초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일어날 변화의 크기만큼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무바달라나 사우디 국부펀드의 사례와 같이 최근 중동 국가의 국부펀드들은 변동성이 큰 원유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신기술 분야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중이다.
무바달라 그룹은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반도체 업체인 ‘글로벌파운더리즈’의 지분 전체와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자국 내에는 통신 서비스 업체인 ‘에미레이트 인티그레이티드 텔레커뮤니케이션즈 컴퍼니(일명 두·du)’와 위성통신 업체 ‘알야 위성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무바달라는 내달부터 두개의 IT 벤처캐피털을 설립해 연 매출 100~1000만 달러(약 11억~110억 원)의 초기 성장단계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아자미는 밝혔다. 두 벤처캐피털 펀드 중 하나는 무바달라가 직접 관리하고 나머지 하나는 외부 경영에 맡길 예정이다.
아자미는 “우리는 초기단계 기업을 찾고 있다. 반드시 막 시작한 기업일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 초기 성장단계에 있는 기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우리가 투자자로서 투입돼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계획을 설명했다.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UAE) 거부인 셰이크 만수르의 회사로 잘 알려진 국제석유투자회사(IPIC)의 인수를 마친 무바달라는 이제 자산규모 1250억 달러(약 140조 6000억 원)로 세계에서 14번째로 큰 규모의 펀드 자리에 올랐다고 국부펀드연구소 SWFI(Sovereign Wealth Fund Institute)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