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보통신기술(ICT) 전문매체 ‘이노베이션Aus’는 최근 “알리페이가 호주를 향해 쓰나미처럼 몰려 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통으로 호주무역진흥기관인 오스트레이드(Austrade)의 국제팀의 수장으로 지냈던 그레임 바티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알리페이가 막강한 숫자와 경제력의 중국인을 통해 호주를 비롯한 서구권과 아프리카·아시아에 자리잡을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리페이는 두 달 전 미국 결제서비스업체인 퍼스트데이터와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이달 초 미국 내 중국식당과 슈퍼마켓에 식품을 공급하는 한 펑(Han Feng Inc)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수헤일 바드란 알리페이 북미사업부 사장은 “한 펑의 1만 4000명에 달하는 파트너들이 알리페이를 통해 북미 내 중국인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 온라인매체 쿼츠는 알리페이가 지난 5월 제휴를 맺은 퍼스트데이터의 가맹점이 400만 개로 450만 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애플페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알리페이의 목표는 미국이 아니다. 중국인 해외 여행객 숫자는 지난해 1억 2100만 명을 기록했으며 2010년부터 매년 18~20%씩 성장하고 있어 그야말로 전세계 중국인 관광객만을 목표로 해도 엄청난 시장이기 때문이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지난달 말 알리페이가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남아프리카로 진출했다고 전했다.
알리페이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부 사장인 리타 리우는 아프리카 투어버스업체 ‘시티 사이트시잉’과 계약을 맺었다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더 편하게 관광상품을 결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의 남아프리카 방문 규모는 93% 증가한 바 있다. 리우 사장은 이어 “알리페이는 중국인 발자국이 보이는 곳이라면 세계 전역에서 확장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도 급격히 몸집을 늘리고 있다. 알리페이는 지난 4월에는 싱가포르 기반 결제플랫폼 헬로페이를 인수했으며 3월에는 인도 최대 모바일결제 플랫폼 페이티엠(PayTM)에 대규모 투자를 한 바 있다. 최근 일본 대형 여행사 JTB와 제휴를 맺은 알리페이는 올해 호텔·음식점·렌터카업체 등 관광업체를 중심으로 일본의 4만 5000개 상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지에서도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알리페이의 진출을 환영하고 있다.
알리페이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말레이시아 은행인 메이뱅크(Maybank)는 최근 첫 회분 알리페이 가맹점을 발표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지출증가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마이클 풍 메이뱅크 그룹 최고전략수립가(CSO)는 “우리 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연간 90억 링깃(2조 4172억 원)을 소비하고 있다”면서 간편한 결제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말레이 상인들의 매출 증대에까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해외사업 확장을 위해 35억 달러(4조 407억 5000만 원)의 자금을 조달한 알리페이는 현재 전세계 약 12만 곳의 상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