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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접경지대서 숨진 생후 8개월 ‘레일라’에 팔레스타인인 분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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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8. 05. 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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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트위터
팔레스타인 자치령 가자지구에서 주이스라엘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반대하면서 발생한 대규모 항의시위가 유혈사태로 이어지면서 어린이도 8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는 불과 생후 8개월된 아기인 ‘레일라 알-간도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레일라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발생한 대규모 시위 중 이스라엘군이 발사한 최루탄 가스를 흡입해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 가족들의 증언이다.

15일 열린 레일라의 장례식에는 수천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모여 애도의 행진을 진행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이날 아기의 엄마인 마리암 알-간도르(17)는 팔레스타인 깃발에 쌓인 레일라의 시신을 안고 “내 아기를 내 곁에 머물게 해달라. 아직 이렇게 가버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울부짖었다.
레일라는 14일 가족과 대규모 항의시위가 벌어지고 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리 장벽으로 갔다가 이스라엘군이 쏜 최루가스를 들이켜 변을 당했다고 가족들은 주장하고 있다.

당시 이스라엘 군은 시위대에 실탄과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그 결과 현재까지 63명 이상이 숨지고 30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팔레스타인에게 15일은 ‘나크바(대재앙)의 날(이스라엘 건국에 따른 팔레스타인인 추방을 기억하는 날)’로서, 대규모 시위가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 아랍어 담당 대변인 아비치 아드라이는 트위터에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이 쏜 최루탄 때문에 레일라가 사망했다는 가족들의 주장의 신뢰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성명의 진실성을 증명하기 위해 증언을 확보해놓고 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숨진 레일라의 사진은 언론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는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죽을 위기에서 살아난 시리아 소년 옴란 다크니시의 사진이 알레포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리는 상징이 됐고 터키 연안에 시신이 떠오른 세살박이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이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듯, 강력한 이미지의 힘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 나가며 라일라의 이야기가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반이스라엘 구호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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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시리아 알레포 공습 당시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죽을 위기에서 살아난 시리아 소년 옴란 다크니시. 사진출처=/Raf Sanchez 트위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5일 전날에 이어 다시 한 번 긴급 회의를 열고 가자지구 사태를 논의했다. 안보리는 전날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에 관해 독립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 채택을 시도했으나 미국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영국·독일·프랑스는 가자지구 사태에 대한 독립 조사를 거듭 촉구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중동 상황이 폭발할 것 같다. 전운이 감돌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일방적 조치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니키 헤일리 주 유엔 미국 대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 시위의 배후에 있다면서 스피커를 사용해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이스라엘 국경으로 달려가도록 계속해서 자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하마스”라면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시위를 잘 통제하고 있다고 오히려 칭찬했다.

미국 백악관도 유혈사태의 책임은 이스라엘 군인들을 ‘자극’한 하마스에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러한 비극적 죽음들이 발생한 책임은 전적으로 하마스에 있다”며 “하마스는 의도적이고 냉소적으로 이러한 반응을 촉발시킨 것”고 강조했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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