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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시민들 ‘우유 불매운동’ 왜? 경제개혁으로 물가 상승하자 불만 표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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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8. 07. 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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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트위터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경제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사우디 국민들의 불만이 엉뚱하게도 한 유제품 업체로 튀었다.

블룸버그 통신의 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시민들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사우디 최대 유제품 업체 알마라이(‘초원’이라는 뜻)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알마라이가 최근 1L짜리 우유의 가격을 0.25리얄(약 75원) 인상했기 때문.

알마라이 측은 성명에서 정부가 에너지 보조금을 삭감하고 외국인 노동자 고용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해 비용이 상승하면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우디인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알마라이의 인기 요거트 음료 제품 사진에 빨간 색으로 크게 X자 표시를 한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이 사진에는 ‘상해 버려라’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왕위 계승 1순위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경제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정부 예산의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아낌없이 돈을 쏟아내던 정부에 익숙하던 일부 사우디 시민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또한 자국민 고용 촉진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들에 수수료를 물리는 조치를 취했다.

한편에서는 중하위 계층 국민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도 폈지만,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데는 실패한 모습이다.

알마라이는 단지 소비자들의 분노가 표출된 가장 최근 사례일 뿐이다. 며칠 전에는 사우디 전력공사가 타깃이 됐다. 전기 요금이 사우디의 여름날씨 만큼이나 높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2~3배 높은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사우디 전력공사의 고객들은 이 업체에 불만사항을 앞다퉈 등록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지 오카즈(Okaz)는 전했다.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사우디 정부 전력청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청구된 요금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는 일도 있었다. 전력청장은 현지 방송에 출연해 요금 청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변호하면서, 자신도 한 달 전기요금이 3000리얄(약 89만 원)이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전력청장의 이 발언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 발언 이후 트위터에서는 사우디의 평균적인 국민들은 한 달에 약 7400리얄(약 220만 원)을 번다며, 3000리얄의 전기요금이 일반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타격인지 전력청장이 제대로 모르고 있다고 꼬집는 글이 홍수를 이뤘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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