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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간 ‘검·경 수사권 조정안’ 문제점 지적한 문무일…“경찰의 전권적 권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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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재 기자

승인 : 2019. 05. 16. 16:51

"검찰의 셀프개혁 한계 있지만 이번 수사권 조정안은 위험해"
"법무부와 가치 방향 달라"…국회와 직접 대화 시사"
[포토] 수사권 조정 입장 발표하는 문무일 검찰총장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한 검찰 입장을 밝히고 있다./송의주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수사권 조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총 100여분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안은 독점적 권능을 확대하고 있다’ ‘사후약방문’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개정 법안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시작한 기자간담회는 100여분이 지난 11시15분께 마무리됐다. 문 총장은 과거 검찰의 과오를 통감하며 향후 자체 개혁안을 계속해서 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수사권 조정안에는 여러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모두발언 이후 진행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우선 그간 진행된 검찰 개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검찰이 ‘재정신청’ 범위를 전면 확대하는 방안과 ‘공소유지변호사제’를 도입하는 방안, 인권부 설치, 마약 수사부서의 분리 등의 노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검찰의 ‘셀프개혁’으로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다만 현 법제도 하에서는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며 “취임 후 수사의 착수와 과정, 결과에 대해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고쳐야할 부분 절반 정도는 제도를 바꾸는데 썼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이 같은 제도 개선의 노력과 달리 이번 수사권 조정안의 내용과 방향이 민주주의의 원칙이나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의 개정안은 수사기관의 독점적 권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개정안은 경찰이 검찰의 통제를 받지 않고 경찰이 결정할 수 있게 해 오히려 전권적 권능을 확대했다”며 “검찰이 했으니, 검찰의 통제를 빼고 경찰도 (권능을) 행사해 보라는 것인데, 수사에 대한 통제를 풀어주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사후약방문’과 같다”고 말했다.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두 가지의 권능을 함께 갖고 있어 그간 비판을 받아온 상황에서 1차 수사종결권을 경찰에게 부여하도록 하는 이번 개정안은 수사기관의 수사 총량을 늘리게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인권침해 요소가 더욱 커지고 유착 등 다양한 문제들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전국 검사장들에게 수사권 조정안의 보완책을 찾겠다는 서신을 보낸 것과 관련해 “(수사에 문제가 있다면) 국민이 이의제기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러한 논리적 사고를 갖지 못하거나 조력을 받을 수 없는 분들에게는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 시간적 부담을 안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문 총장의 발언은 검찰과 법무부 간 소통의 부재나 갈등에 대해서 의견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법무부와)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며 “이 문제는 국회에 올라간 법률안이다. 국회 측과 이야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검찰 내부의 의견이 법무부에 전달되지 않았던 만큼 향후 직접 국회와 접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총장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다만 필요성 자체에 대해서는 국민이 공감하고 있고 검찰이 해소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검찰이 못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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