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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제안에 이뤄진 새역사…김정은 “트럼프와 훌륭한 관계”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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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고운 기자

승인 : 2019. 06. 30. 20:14

트럼프 트윗, 김정은 마음 움직여
북·미 회담 재개 기대감
북한 땅 밟은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함께 걸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미 하노이 2차 정상회담 122일 만인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시 만났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수락한 배경에는 북·미 정상 간 신뢰 과시, 비핵화 의지 피력 등의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방한 직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무장지대(DMZ)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깜짝 제안했다. 이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반응했지만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회동은 이날 오전까지 불투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김 위원장은 “미리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고 말을 하던데 나 역시도 깜짝 놀랐다. 정식으로 만나자고 제안한 것을 오후 늦은 시간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의 만남이 이날 오후 3시 45분께 이뤄진 점, 평양과 판문점 사이의 거리 147km 등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은 늦어도 이날 오전엔 마음을 정하고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 때 평양냉면을 가져왔다고 언급하며 “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라고 말한 적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판문점 일정이 ‘멀다고 하면 안 되는 반가운 만남’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김 위원장으로선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대화 의지를 밝히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기에 이보다 좋은 기회를 찾긴 어렵다. 김 위원장은 취재진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하와 나 사이 존재하는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하노이 회담 결렬과 북·미 대화 교착으로 의심 받는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도 다시 강조할 기회였다. 김 위원장은 공개석상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40분 이상 사실상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했고, 비핵화와 대북제재는 대화 테이블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이 선(先)제안 한 점이 김 위원장을 움직이게 했다는 평가다. 적국이자 강대국인 미국의 최고지도자가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만난 직후 김 위원장과도 만나자고 한 점은 북한의 위신을 살려주기 충분하다. 북한 당국은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을 적국이자 강대국인 미국의 최고지도자와 동일선상으로 홍보하며 ‘우리는 미국에 먼저 굴종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허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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