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트럼프, 주한미군 현행 유지 국방수권법 거부...의회, 재의결 확실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01224010015250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12. 24. 07:19

트럼프, 820조 국방예산 국방수권법에 거부권 행사
소셜 플랫폼 운영자 면책 폐지 요구, 의회 거부가 주요 원인
주한미국 감축 제한도 거부권 행사 원인 가능성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7405억달러(820조원) 규모의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 1일∼2021년 9월 30일) 국방예산인 국방수권법(NDAA)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위해 백악관 경내를 걸어가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7405억달러(820조원) 규모의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 1일∼2021년 9월 30일) 국방예산인 국방수권법(NDAA)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국방수권법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 수준 미만으로 줄이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주요 이유는 소셜 플랫폼에서 사용자가 올린 콘텐츠와 관련해 플랫폼 운영업체에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하게 한 통신품위법 230조의 폐지 요구를 의회가 거부한 때문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방수권법이 과거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미군기지와 군사시설 명칭을 재명명하는 조항을 추가한 것도 거부권 행사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유감스럽게도 이 법은 중요한 국가안보 조치를 포함하지 못하고, 우리의 참전용사와 군대의 역사를 존중하지 않은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안보와 외교 정책 조치에서 미국 우선주의라는 우리 행정부의 노력을 부정한다”며 “이 법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선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국 우선주의 부정’은 국방수권법이 한국·독일·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감축 및 철수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방수권법은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 2만8500명 미만으로 줄이는 데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다. 또 주독미군을 현 수준인 3만4500명 이하로 줄일 경우 국익에 부합하는지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고,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감축 시에도 평가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제한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주독미군을 2만4000명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아프간 주둔 미군 감축도 발표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주한미군 규모를 고리로 NDAA 조항을 문제 삼은 적은 없다. 하지만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5일 언론 브리핑에서 NDAA와 관련한 우려 중 하나는 아프간·한국·독일에서의 군대 철수와 배치에 관한 조항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국방수권법은 현행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상·하원이 각각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데 상원은 지난 11일 84대 13으로, 하원은 8일 335대 78로 국방수권법을 각각 가결했기 때문이다.

상원과 하원은 오는 28∼29일 회의에서 국방수권법을 재의결, 거부권 무력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