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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의 가뭄은 비단 이스탄불만의 문제가 아니다. 앙카라 상하수도공사(ASKI)는 지난 2일(현지시간) 강수가 더 유입되지 않는 경우 오직 110일 동안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물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즈미르에서도 올 여름부터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역시 강우량 감소로 인해 댐 저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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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달 내로 예상 강우량이 충족되기만 한다면 각 지역 댐의 수위가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으나, 이러한 물 부족 문제가 단순히 기후 변화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닌 만큼 지하댐 건설 등 수자원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도시 계획이 시급하다. 현재 속도라면 올해 여름은 ‘물 없는 여름’이 될 것이며, 2030년부터는 터키가 물 부족 국가의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체제만큼이나 물 부족에 대한 관련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에크렘 이맘오울루 이스탄불 시장은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물 부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매일 논의하고 있으며 현재 A, B, C, D 계획을 마련해두었다”라며 “지금 당장은 단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고 답했다.
한편 터키를 비롯한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수자원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다. 10년 가량 이어진 극심한 가뭄은 시리아의 내전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고, 이스라엘에서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하루 물 사용 할당량을 정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 에티오피아가 나일강 상류 댐에 물을 채우자 하류의 이집트에서 수자원이 부족해져 분쟁으로 이어진 바 있다.
예멘에서도 오랜 내전에 따라 인구의 절반이 충분한 수자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실제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예멘 난민의 대부분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환경 난민이다. 터키가 남동부 지역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강 상류에 댐과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인근 지역의 수자원 부족 현상은 더욱 커졌다. 이라크 역시 터키의 댐과 수력발전소 건설로 농업용수 확보부터 식수 확보에까지 타격을 입은 상태다.
터키에서 계속되고 있는 가뭄이 어떤 사회적·경제적 현상으로 이어질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