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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전문가패널 보고서 공개… “해킹 수법·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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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1. 04. 01. 14:30

미 법무부에 기소된
전 세계의 은행과 기업에서 13억 달러(약 1조 4천억원) 이상의 현금 및 가상화폐를 빼돌리고 요구한 혐의를 받는 정찰총국 소속 3명의 해커./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31일(현지시간)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내고 북한의 금융기관 해킹 등 사이버 공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핵과 미사일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공개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제위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교묘히 회피하는 수법으로 해킹·핵개발·원유수입 등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제재위 전문가패널의 자체 조사와 평가, 회원국들의 보고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 15개국의 안보리 이사국들은 이 보고서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9년부터 2020년 11월까지 약 3억1640만 달러(약3575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해커들과 함께 핵·미사일 개발을 위해 금융기관과 가상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해킹 작전을 벌였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지난해 9월 한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2억8100만 달러 상당의 돈을 탈취했다며 해킹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같은해 10월 2300만 달러를 해킹한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해킹으로 얻은 가상화폐를 중국 내 비상장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실제 돈으로 바꾸는 등 자금세탁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2019년에도 27만2000달러와 250만 달러의 알트코인을 훔친 뒤 중국의 비상장 거래소를 통해 잘 알려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바꿨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전문가패널은 이같은 해킹조직을 총괄하는 정찰총국에 대해 “가상자산과 가상자산 거래소, 그리고 글로벌 방산업체들을 겨냥해 악의적인 활동을 펼쳤다”며 “북한의 사이버 행위자들이 전 세계 방위산업체들을 겨냥한 공격을 수행했다는 것이 2020년의 분명한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 북 원유 수입, 안보리 결의안 훨씬 초과…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보고서는 북한이 원유 수입과 관련해 안보리 결의로 정한 상한선을 훨씬 초과해 정유제품을 들여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해상에서 몰래 이뤄지는 ‘선박 대 선박’ 환적 등으로 국제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수법이 다양해졌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지난해 1~9월에 최소 400회 이상의 운송을 통해 최소 250만t의 석탄을 불법 수출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특히 대부분의 석탄 수출은 중국 닝보 저우산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아랑곳 않고 핵고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부분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한 회원국은 북한의 영변 핵단지 우랴늄 농축시설이 여전히 가동 중이며 실험용 경수로도 건지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원자로 가동 징후는 없으나 북한은 관련 시설을 계속해서 유지·보수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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