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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치러진 에콰도르 대선 결선투표 결과 중도우파 기회창출당(CREO)의 라소 후보가 개표 약 97% 상황에서 득표율 52.5%를 기록했다. 라소는 상대 후보인 안드레스 아라우스 중도좌파 후보에 5%포인트 가량 앞서 당선을 확정했다.
앞선 1차 투표(2월 7일)에서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아라우스 후보에 13%포인트 가까이 뒤진 걸 만회한 대역전승이다.
에콰도르 과야킬 출신인 라소 후보는 과야킬은행장을 지낸 금융인 겸 기업인 출신이다. 1998년 과야스 주지사를 맡으며 정치인 경력을 시작해 두 번의 고배(2013년·2017년 대선 2위) 끝에 마침내 뜻을 이뤘다. 라소 후보는 승리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모든 에콰도르 국민이 미래를 결정한 날”이라며 “수년 동안 에콰도르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꿈꿨다”고 소감을 밝혔다.
같이 경쟁한 아라우즈 후보는 “선거에서 좌절했지만 우리 프로젝트는 평생을 위한 것”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라소 후보는 현 레닌 모레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5월 24일부터 자리를 물려받아 4년간 에콰도르를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외국인 투자 유치와 농업 부문 투자 확대 등 경제 복구를 중심으로 공약을 내건 만큼 선결과제가 산적했다는 진단이다.
에콰도르 중앙은행에 따르면 2020년 에콰도르 경제성장률은 -7.8%다. 2021년 1월 기준 약 50만명이 실업 상태라는 국가통계 및 인구조사연구소(INEC)의 데이터도 있다.
결국 먹고 사는 문제가 승부를 갈랐다. 자유시장주의 부활을 내건 라소의 당선은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희소식이라고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 등은 전망했다. 과도한 사회 지출을 약속하던 아라우스 공약에 불안했던 투자자들이 자유시장주의 귀환을 반기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미국 금리 상승 등으로 고전을 하고 있는 신흥국들에게 보기 드문 좋은 기회”라고 풀이했다.
경제 혼란과 더불어 보건부 부패 혐의 탓에 국가 예방 접종 계획을 설계하는 데만 2개월가량이 지연된 일도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민심을 파고든 라소 후보는 행정부 첫 100일 동안 900만 에콰도르 국민들에게 예방접종을 하겠다고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