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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BBC·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아폴로 11호의 사령선 조종사였던 마이클 콜린스가 암으로 투병한 끝에 별세했다.
유족은 성명에서 “그는 항상 품위와 겸손으로 삶의 도전에 맞섰고, 마지막 도전에도 같은 방식으로 맞섰다”며 “우리는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축하하기를 바랐던 그의 소원을 존중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콜린스는 1969년 7월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에 타고 있었다. 당시 선장이었던 닐 암스트롱과 달 착륙선 조종사 버즈 올드린과 함께 콜린스는 사령선 조종사로 탑승했다.
다른 조종사들에 비해 마이클 콜린스의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달 표면에 발을 디디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폴로 11호 사령선을 조종하면서 동료들의 착륙을 도왔으며 동료들이 돌아오기까지 홀로 사령선에 남아 21시간 넘게 궤도 비행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을 관측하는 영광을 맛봤다. 궤도 비행을 하던 사령선이 달의 뒷면으로 들어갔을 때 지구와의 교신은 끊겼고, 콜린스는 48분간 홀로 달의 뒷면을 지켜봤다.
콜린스는 “이곳을 아는 존재는 오직 신과 나 뿐이다. 온전히 홀로 있는 이 순간이 두렵지도 외롭지도 않다”는 메모를 남겼고, 아폴로 11호 임무 일지에는 “아담 이래로 누구도 콜린스가 겪었던 고독을 알지 못한다”고 기록됐다.
2019년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 기념식에서 그는 비로소 ‘영웅’으로 재조명됐다.
콜린스의 죽음으로 이제 아폴로 11호 3인방 중 버즈 올드린(91세)만 남게 되었다. 올드린은 트위터에 콜린스를 추모하는 글을 올려 “당신이 어디에 있었든 어디에 있든 당신은 항상 우리를 미래로 데려다 줄 것”이라고 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애도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콜린스에 대해 홀로 달 궤도를 선회한 우주비행사로 기억한다”며 “위대한 목표를 위한 협력의 중요성을 미국에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스티브 주르시크 NASA 국장 직무대행은 그를 “진정한 선구자”라고 칭하며 “우리가 더 먼 곳을 향해 모험할 때 그의 정신은 우리와 함께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