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정보 다루는 공공기관 직원, 공직윤리는 '자존심'
'김현준표 LH 혁신', 공공기관 혁신 모델 되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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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3일 4개월의 공석이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장에 오른 김현준 사장 취임사의 한 대목이다.
최근 LH는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택지개발과 주택공급 권한을 정부로부터 위임받아 수행하는 LH는 국민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공기관 중 하나다. LH는 비공개 정부 정보들을 다루며 이를 정부의 부동산 및 주택공급정책에 맞게 수행하는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비공개 주요 정보들을 다룸에 있어서 사적인 사용과 편익 추구는 공공기관 직원으로서 공직윤리에 명백히 어긋난다. 부동산 안정화가 정부 기조인 현실에서 터진 LH사태는 국민들의 공분을 낳았다.
이런 상황에서 LH수장에 오른 김현준 신임 사장의 임무는 국민의 분노를 잘 잠재울 ‘소방수’ 역할이다. 특히 사정기관인 국세청에서 잔뼈가 굵은, 국세청장까지 역임한 그를 LH사장으로 기용한 것은 LH 투기 근절과 조직 기강잡기를 위한 정부의 ‘카드’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LH사장은 1대 사장을 제외하고는 정부부처 출신이었다. 정통 국세청 출신이 퇴임 후 공직에 임명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김 사장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3개월간 국세청장을 지내면서 부동산 투기 근절과 국세 행정개혁 등에서 상당한 실적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만명 규모의 거대조직인 국세청을 이끈 경험도 그가 1만명의 LH를 ‘환골탈태’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의 취임사처럼 LH는 기본으로 돌아가서 주요 역할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LH 다수 직원들도 이번 사태를 겪으며 공공기관 직원으로서의 자부심과 조직신뢰, 업무효능감 등이 떨어졌을 것이다.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LH를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공기업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강조한 김 사장의 각오만큼, LH직원들 역시 공공기관의 직원으로서 역활을 다시 각성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해야 할 것이다.
LH의 혁신이 훗날 공공기관 혁신의 모범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