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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매체 더 스트레이트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항공업계의 미지급 부채는 2020년 이후 1년간 23% 증가한 3400억달러(약 398조3100억원)를 기록했다.
여름철 여행 경기가 반짝하던 것도 잠시, 회복세는 델타 변이에 잠식당했다. 이 매체는 “항공 산업이 험난한 여정에 직면해 있다는 걸 시사하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올해의 경우, 글로벌 항공업계가 자금 조달을 위해 판매한 채권만 630억달러(73조8360억원) 상당이라는 게 블룸버그 통신의 분석이다.
자구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빚을 내는 방법 외에는 현금 유동성이 사실상 막힌 데다, 유가마저 등락을 거듭해 항공업계는 이중고에 빠졌다.
불행 중 그나마 다행은 그래도 아직 빚은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항공 산업에 자금을 댈 의향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부채 증가를 다른 의미로 해석했다. 항공업계는 혹독한 겨울나기를 예상하면서도, 이 혹한기만 벗어나면 지구촌 전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와 맞물려 서서히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같은 희망은 일본 항공사 일본항공(JAL)과 영국 저가항공사 이지젯 등이 이번 달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기금 마련 계획을 내놓은 배경이기도 하다.
JAL은 후순위 채권 발매와 대출로 약 3000억엔(27억달러·3조1644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했다. JAL은 이 돈으로 에어버스 SE의 A350-1000 항공기를 구매한 뒤 국제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꿈틀거리는 금리가 오르기 전에 자금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비단 항공업계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업들의 빚잔치는 전반적인 현상이다. 지난 13일 일본 내각부 자료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부채 총액은 작년 말 622조5240억엔(약 6650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약 9%인 52조엔(약 555조원)이 급증한 수치다.
일본 기업 부채 총액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5%로 미국(84%)·영국(79%)·독일(73%) 등 주요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기업 빚이 늘어난 데는 코로나19 대책으로 시행된 실질 무이자·무담보 대출 등 정부 자금 지원 정책을 활용한 측면이 강하다. 일본항공처럼 코로나19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운영자금을 확보해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