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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로 치솟는 천연가스 가격 탓에 영국의 에너지 회사 3곳이 추가로 문을 닫았으며, 이같은 에너지난은 올 겨울 유럽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영국은 본질적으로 천연가스 인상에 직격탄을 맞은 케이스다. 영국의 한 에너지회사는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극단적인 가격 충격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기름 값이 회사가 버텨낼 수 없는 소매 시장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이미 경고음을 발동하고 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지난달 배럴당 70.51달러까지 오르며 지난해 43.21달러에 비해 1.6배 치솟았다. 동북아 지역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JKM 역시 지난해 100만BTU(열량단위)당 3.83달러에서 올해 8월 12.97달러로 3배 이상 급등했다.
올 겨울로 들어서면 아시아와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4배 더 오를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력난에 유가까지 들썩이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약 3년 만에 90달러까지 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경우, 호주와 무역 갈등을 빚으면서 지난해부터 석탄 수입을 중단한 여파가 크다. 1톤에 12만원 선이던 석탄 가격이 최근 20만원까지 올랐다. 이밖에 풍력 발전 비중이 높은 유럽은 최근 북해 바람이 잦아들며 전력 도매 가격이 급등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선물은 지난해 5월 이후 1300% 뛰었다.
상황이 이렇자 블룸버그통신은 “최악의 경우 올 겨울 유럽도 중국처럼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산업단지가 폐쇄되며 공급망이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전기 부족 위기가 사회불안을 일으키며 정치권으로 퍼져나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 시점에서 글로벌 에너지대란 발생했다는 데 있다. 경제 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세계 각국이 에너지 수급 위기를 겪으면서 또 다시 회복에 상당한 시간을 허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머니 컨트롤은 이번 에너지 위기를 해설한 특집 기사에서 “연료 가격 인상은 문제의 한 부분일 뿐”이라며 “중국의 공장들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으면 세계적인 회복의 사슬이 더뎌질 것이다. 이런 폐쇄는 전 세계 다양한 상품 제조사들에 대한 부품 공급에 또 다른 차질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애플은 전력 중단의 영향을 받은 제조사 중 하나이다. 연료 가격 인상과 부족은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저소득 경제의 수요 회복을 해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