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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됐다. 이날 이재명 경기지사는 한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한전 직원이 뇌물 받고, 부정행위를 하면 대통령이 사퇴하는가”라는 다소 뜬금없는 말을 내뱉었다.
이 지사는 평소 말이 거칠기로 정평이 나있지만 여당 유력 대권후보인 그가 공식석상에서 부정적 예시로 특정 공기업을 거론한 점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또 평소 그가 공기업에 대해 어떠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말 한마디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도 나온다.
한국전력은 국민 생활 필수재인 전기 생산 및 공급을 주력으로 하는 명실상부 국가 중추 기업이다. 또 국내 코스피 뿐만 아니라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도 상장된 대표적인 시장형 공기업이기도 하다. 주요 대주주는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산업은행·국민연금공단 등으로 총자산 규모는 203조원, 연매출은 60조원대다. 자산 규모와 매출 면에서도 국내 공기업 가운데 단연 ‘으뜸’이다.
이 같이 내로라하는 기업에 다니는 직원들의 자부심과 애사심도 높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 회사와 관련해 거론된 여러 비판과 불안 요소들과 맞물려 터져나온 이 지사의 갑작스런 저격 발언에 직원들의 사기가 뚝 떨어진 모습이다.
유력 대권 주자의 무책임한 말 한마디로 주저앉은 공기업 직원들의 사기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또 어떻게 주워 담을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특정 기업명을 거론하고 마치 적폐의 온상으로 비춰지게 한 점은 다분히 경솔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지금 이순간에도 3만명에 이르는 한전과 자회사 직원들은 ‘벙어리 냉가슴’이다. 지금 이들에게는 유력 인사들이 왈가왈부하며 내뱉는 아픈 말보다 힘을 북돋아 주고 격려해주는 따뜻한 한마디가 더 소중하고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