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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한국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WB·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 앞서 “올해 세계 경제가 5.7%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2021년 현재 세계 최빈국의 절반 이상이 외부 부채에 시달리고 있거나 위험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이어 맬페스 총재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이던 지난해 저소득 국가의 채무 부담이 12% 급증했다”며 “빈곤을 줄이려는 노력이 최대 수십 년 후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에 대한 채무 감면 및 재조정, 투명성 개선 등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저소득 국가들이 빚더미에 허덕이게 된 데는 코로나19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들 국가는 코로나19 위기로 막대한 빚을 내 공공 지출을 늘려야 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분석했다.
결국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은 사상 최대인 8600억달러(1031조원)에 달해 세계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떠오른 상태다. 미국·유럽·중국·일본 등 채권국들이 후진국 채무 문제에 앞장서지 않으면 재정파탄과 외환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적했다.
미국 재무부 차관 출신인 맬패스 총재는 “상품가격 변동과 금리 인상 등으로 저소득 국가들은 재정 여력이 줄어들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점진적인 재정 통합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르멘 라인하트 WB 수석 경제학자는 “국제사회의 경제 상황이 부채 급증이라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각국은 부채 위기 가능성에 대비하는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불과 0.5%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후진국들은 1인당 소득 약 5%의 성장을 이어가며 경제를 회복하고 있는 선진국과 대비된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못하다. WB는 개발도상국의 총생산이 내년에도 전염병 대유행 이전 예측에 비해 4%가량 낮은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채 변수를 빼면 세계 경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앞서 1월 WB가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는 올해 성장률이 4.1%였다. 이 수치가 6월 들어 5.6%로 대폭 상향됐고 이번에 다시 5.7%로 조정됐다. 내년에는 4.4% 성장할 것으로 WB는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