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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산유국 사우디 “206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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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10. 24. 14:14

CLIMATE-CHANGE/COP26-SAUDI <YONHAP NO-2923> (via REUTERS)
23일(현지시간) ‘사우디 녹색계획(SGI)’ 행사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오는 206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고 23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이날 사우디에서 열린 ‘사우디 녹색계획(SGI)’ 행사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국제 원유시장의 안전와 안정을 유지하면서 2060년까지 사우디 내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앞으로 연간 탄소배출을 2억7800만톤씩 줄이기 위해 1866억달러(약 219조원)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또 무함마드 왕세자는 2030년까지 메탄가스 배출량을 30% 줄이고 내륙에 위치한 수도 리야드를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나무 4억5000만 그루를 심겠다고 밝혔다. 메탄가스는 쓰레기 매립 과정 등에서 발생하며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에 더 치명적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 중 원유 수출량이 제일 많은 사우디의 탄소중립 선언은 다음달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발표됐다. COP26에서는 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위한 대책이 논의될 전망인데 주요 산유국으로서 온난화 대책에 공헌하는 모습을 어필하려는 모양새다.
이로써 사우디는 러시아, 중국과 함께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나라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다만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내세운 목표 시기인 2050년보다는 10년 늦은 수준이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의 주요 산유국들은 그간 에너지 절약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대책에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사우디는 화석연료의 종식을 외치는 이들에게 섣부른 동력원 전환은 급격한 가격변동과 에너지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박하며 향후에도 석유 생산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압둘아지즈 빈살만 에너지 장관은 “탄화수소(석유·천연가스), 화석연료(석탄 등), 재생에너지 중 어느 한 가지가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탄소중립은 종합적이며 포괄적인 정책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기후변화문제 비영리 연구기관 ‘에너지 기후 정보 분석원(ECIU)’의 리차드 블랙 대표는 사우디의 탄소중립 계획을 매우 환영한다면서도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지에 대한 명확한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계획은 사우디 내에서만 적용되며 해외로 수출하는 석유과 가스로부터 배출되는 탄소에 대한 감축 계획은 없다고 꼬집었다. 블랙 대표는 “석유와 가스 생산을 줄인다는 계획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사우디의 탄소중립 계획에 대해 앞으로도 회의적인 시선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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