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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27일(현지시간) “한국 민주주의 장군”이라는 제목으로 노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소련 지도자와 악수한 최초의 한국 대통령”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재임 기간 정부 수립 이래 처음으로 공산권 국가와 정식 외교관계를 맺었고 북한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첫 남북 고위급 회담 성사, 남북 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선언 채택 같은 남북관계 개선의 디딤돌도 쌓았던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외교력을 높이 산 것이다.
이런 노력들로 노 전 대통령은 세계적인 탈냉전 시대와 겹친 재임 기간에 외교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특히 러시아와는 각별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12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소련을 방문해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듬해 4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소련 최고지도자로는 첫 방한해 제주도에서 한·소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러시아 매체들 역시 이 점을 높이 샀다. 매체는 “민주주의 선거로 권력을 잡은 최초의 한국 장군 노 전 대통령은 집권 기간 중국 및 동유럽 국가들과 관계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밝은 면만 본 것은 아니다. 러시아 언론들은 12·12 쿠데타 주도, 수천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등 어두운 면도 함께 조명했다.
노 전 대통령 유족 측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세상을 떠나기 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제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고 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