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매출 전망치는 올해 360억달러(약 42조4000억원), 내년 290억달러(약 34조100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올해 354억달러·내년 222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화이자는 지난 3분기에만 백신 매출 130억달러(약 15조3000억원)를 올리는 등 선전하고 있다. 여기서 창출된 이익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나눠 갖는 구조다.
매출 전망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화이자는 내년 최소 17억회분의 백신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40억회분의 생산 능력을 구비했다고 설명한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부자 나라들이 내년도 백신 물량까지 사전 주문하고 있다”며 “회사는 내년 40억회분의 백신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자신감의 배경에는 거의 독점 상황으로 가는 백신 시장 장악력이 있다. 세계적으로 화이자 백신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르는 데다 미국에서 5세 어린이까지 사용 승인을 받은 백신은 현재까지 화이자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음주부터 5~11세 어린이들에게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할 수 있게 승인했다.
부스터샷(추가접종)도 화이자가 한발 앞서는 양상이다. 화이자는 최초 1∼2회차 접종과 1차 부스터샷에 이은 ‘네 번째 백신’ 필요성에 대한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부작용도 공존한다. 최근 미국 소비자단체에 의해 제기된 갑질 계약서가 단적인 예다. 화이자는 협상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각국 정부와 백신 공급 계약을 하면서 국가에 불리한 조건들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문제 발생 시 자사 책임은 피해갈 수 있는 불공정 조항들을 대거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소비자단체 ‘퍼블릭시티즌’은 화이자가 유럽연합(EU) 및 8개 국가와 맺은 공급계약 내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화이자는 해당 국가가 자사 백신을 제3자로부터 구매하거나 제공받을 수 없게 했고 백신을 다른 나라로 반출하거나 수출하는 것도 금지했다”고 명시했다.
심지어 브라질과는 계약 위반 때 화이자가 즉시 계약을 파기할 수 있고 이후 브라질 정부는 지급받지 못한 나머지 백신에 대해서도 대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돼 있다. 아울러 배달 일정의 일방적 변경 권리는 물론 백신과 관련한 지식재산권 분쟁이 벌어질 경우 계약을 맺은 정부는 모든 소송과 조치, 손해와 비용으로부터 화이자를 보호해 주고 책임을 면제해 준다는 조항까지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