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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5년 임기 대통령과 국회의원, 중미 의회 의원을 함께 뽑는 투표가 니카라과 전역 1만300개 투표소에서 11시간 동안 치러졌다. 투표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6시에 마감됐다.
수도 마나과의 일부 투표소 앞에는 아침 일찍부터 투표를 위해 모인 유권자들이 줄을 서기도 했지만 투표율은 예상대로 최저 수준이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좌파 여당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 후보로 통산 5선에 도전하는 오르테가 대통령의 ‘독무대’였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 6월 이후 니카라과에서 유력 대선주자 7명을 포함한 야권 인사를 40명 가까이 체포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오르테가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2027년까지 20년 연속 집권의 길이 열리게 됐다. 그는 1979년 신디니스타 혁명을 통해 친미 소모사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1985~1990년 대통령직을 수행했으며 이어 2007년부터 지금까지 집권 중이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이번 선거는 많은 니카라과 국민들에 의한 테러에 대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오르테가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당선된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70) 여사는 40년전 그들이 싸운 소모사 가문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대선이 자유롭지도 공평하지도 않았으며 민주적이지도 않은 ‘팬터마임 선거’라고 지적했다.
많은 니카라과인들이 망명해있는 코스타리카에서는 약 2000명이 모여 오르테가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니카라과가 쿠바와 베네수엘라처럼 독재국가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관계자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선거를 ‘연극’이라고 비판하며 오르테가 대통령이 억압과 검열로 지배력을 강화해나갈 것을 우려했다. 또 정치범의 석방을 요구하며 니카라과가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국제적인 압력 수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니카라과에선 2018년 세출삭감에 항의하는 평화적인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지만 치안부대와 시위대가 충돌해 약 300명이 사망했다.
여당은 지난해 경제와 사회질서에 악영향을 불러일으킨다고 오르테가 대통령이 비판한 언론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외국 기자들은 최근 몇 달간 입국이 금지됐으며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국제선거감시단체의 부재 속에 선거가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