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과학계·WHO "기존 변이보다 더 빠른 확산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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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27일(현지시간) 오미크론 증상을 처음 발견해 전 세계에 공개한 남아프리공화국 안젤리크 쿠체 박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오미크론의 증상에 대해 “특이하긴 하지만 가볍다(mild)”는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오미크론은 남아공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가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새로운 변이가 발견됐다고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쿠체 박사는 이달 초 남아공 행정 수도인 프리토리아에서 개인 진료를 보던 중 즉각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코로나19 증상을 알아차리고 당국에 새 변이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쿠체 박사는 “환자 중에는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는 젊은이들, 맥박수가 매우 높았던 6살 아이도 있었지만 미각이나 후각 상실을 경험한 이는 없었다”며 “이런 증상은 이전에 내가 치료했던 것과는 매우 달랐고 아주 경미했다”고 오미크론 증상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오미크론이 당뇨나 심장병과 같은 기저질환을 가진 노인들에게는 여전히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했다. 특히 그는 가장 우려스런 상황은 “백신을 맞지 않은 노인들이 새 변이에 감염됐을 때”라고 강조했다.
중국 과학계의 판단도 쿠체 박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코로나19는 3만개의 유전체 염기 서열을 가지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새 변이의 돌연변이는 30개에 불과해 큰 돌연변이는 아니다”라는 진동옌 홍콩대 생물의학과 교수의 평가를 전했다.
또 글로벌타임스는 “너무 많은 돌연변이는 바이러스의 적응력을 떨어트릴 수 있어, 새 변이는 델타보다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광저우 소재 면역학자 좡실리 교수의 주장도 소개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위험성에 대한 서구 과학계의 판단은 이와는 크게 다른 경향을 보였다. 변이를 결정짓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오미크론의 돌연변이가 델타보다 2배가량 많을 뿐만 아니라 전염력도 최고 5배에 달할 수 있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를 지낸 에릭 딩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 펠로우는 지난 26일 여러 트윗을 통해 새로운 변이가 잠재적으로 기존 변이를 능가하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오미크론이 많은 수의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는데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WHO는 “예비증거에 따르면 오미크론이 다른 변이 대비 재감염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의 어떠한 변이보다 더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