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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미국 케이블뉴스채널 CNN과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나흘 전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에서 시작된 시위가 격화하며 미나세 소가바레 총리 집과 국회의사당이 공격받고 도시 내 많은 건물이 불에 타는 등의 소요사태를 낳았다.
약탈·방화가 난무하는 이번 시위로 체포된 사람만 100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발생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호니아라의 차이나타운 지역 내 불탄 상점에서 시신 3구가 발견됐다.
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위기를 느낀 소가바레 총리는 인접 국가인 호주와 파푸아뉴기니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25일 평화유지군 150명이 파견됐고 현지 경찰 등과 함께 치안 유지에 나선 상태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정부는 즉각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지만 이후에도 차이나타운 방화 등 폭력 시위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가 이 작은 섬나라를 주목하는 이유는 폭동 양상이 ‘친중 vs 친대만’으로 요약되는 이른바 양안갈등의 대리전 양상이라는 점에서다. CNN은 “시위가 솔로몬제도 내 친중파와 친대만·서방세력 간 대결구도로 확산됐다”고 풀이했다.
900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영연방국가 솔로몬제도는 독일·영국 식민시대를 거쳐 1976년 독립했다. 솔로몬제도는 기후변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나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독립 후 가장 큰 과달카날섬에 중앙정부가 들어섰지만 주민들은 오래 전부터 인종·정치적으로 불만이 계속 쌓여왔다고 증언한다.
그러다 2019년 정부가 오랫동안 원조를 받아오던 대만과 단교하고 지원을 늘리는 중국과 수교한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친대만 성향의 말라이타섬은 이 결정을 극렬히 반대하며 독립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말라이타섬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2500만달러(약 300억원)를 지원받았다.
마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친중’ 소가바레 총리 퇴진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럼에도 총리는 뜻을 굽힐 생각이 없다. 그는 최근 대국민 연설을 통해 “퇴진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중국과 외교를 원치 않는 국가들이 시위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