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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민의힘 관계자가 차기 대선에서 호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자에게 한 말이다. 국민의힘이 적극적인 호남 구애를 한 다음에 “호남이 우리 당에 표를 안 준다”고 불평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이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다고 자성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서진정책은 지난해 본격화됐다. 선거대책위원회 ‘원톱’인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해 6월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이후 ‘무릎 사과’ 등 호남동행에 공을 들여왔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시동을 건 민주당의 동진정책과 비교하면 그 역사가 짧다. 민주당이 부산·울산·경남(부울경)에 깃발을 꽂으며 소기의 성과를 내는 동안 국민의힘은 호남의 거부감을 넘지 못할 벽으로 여기며 서쪽으로 핸들을 꺾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호남은 국민의힘에 넘어야 할 산이 돼 버렸다. 차기 대선은 보수·진보 간 진영대결로 인해 초박빙 승부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호남 민심을 누그러뜨리지 않고선 집권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 거주 유권자 비율은 전체의 10% 남짓으로 호남 출신 수도권 인구까지 감안하면, 호남 표심의 위력은 10%를 훌쩍 넘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호남 끌어안기에 적극적이다. 박주선·김동철 등 호남 중진 영입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 이용호 의원까지 합류하면서 호남 인사 껴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 후보는 내년 1월 일주일 이상 호남에 머무르며 바닥 민심을 다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을 대선의 최대 승부처를 보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서진정책에 힘입어 차기 대선에서 윤 후보의 호남 득표율이 ‘10% 마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차기 대통령은 호남 마음의 문이 윤 후보에게 얼마나 열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