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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일간 타스통신은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마케이 벨라루스 외무부 장관이 러시아 RT아라빅TV와의 인터뷰에서 “알렉산더 루카센코 대통령이 최근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향후 나토 위협에 따른 (벨라루스의) 여러 대응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11월, 나토가 폴란드에 핵무기를 배치할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 전략핵무기의 벨라루스 영토 내 배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루카센코 대통령은 지난 8월에는 새로운 세계대전이 촉발될 경우 러시아 정규군의 벨라루스 영토 내 배치를 약속하기도 했다.
1991년 12월 소련이 갑작스레 붕괴했을 당시 독립한 벨라루스에는 소련이 분산배치했던 핵무기가 다수 있었지만, 이후 등장한 러시아가 이를 회수한 바 있다.
벨라루스가 러시아 핵무기 배치를 무기로 잇딴 강경발언을 하고 나선 것은 유럽연합(EU)과의 갈등 때문이다. 최근 EU는 벨라루스 정부가 유럽을 곤경에 빠트리려는 목적으로 중동 출신 이주민 2000여명의 폴란드 국경 월경을 유도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폴·벨 국경지대에 폴란드 정규군 1만5000여명을 배치했다.
여기에 나토의 폴란드 핵무기 배치 가능성이 대두되자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를 통해 핵무기로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역시 벨라루스의 대EU 맞대응 방침에 적극 호응하고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자국의 장거리 폭격기 ‘Tu-22M3’ 2대가 벨라루스 공군 및 방공군과 함께 4시간 동안 합동 임무를 수행했으며, 폭격기들은 러시아으로부터 제공된 SU-30 벨라루스 전투기의 호위를 받았다며 두 나라 간 긴밀한 방위 관계를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