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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지점 직원 A씨는 26일 “하루에 마이데이터 가입자 10명을 할당받고 있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마이데이터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20여일이 지난 현재, 은행권에서 마이데이터 고객 유치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은행, 증권, 카드 등 금융사뿐 아니라 빅테크·핀테크까지 참여하고 있어, ‘시장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은행권은 실질적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서비스 차별화’라는 점을 잊은 듯한 모습이다.
시중은행들은 제각기 다른 테마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포장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금융 습관을 만드는 ‘목표챌린지’, 신한은행은 공모주 등 제테크 정보를 제공하는 ‘MY캘린더’를 내세웠다. 하나은행은 외국환 관련 자산 관리, 우리은행은 생애 주기에 맞춘 금융 솔루션을 지원한다.
문제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산 분석, 지출 관리, 목표 설정 등이 모두 닮아 있다는 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업 시행 초기이기도 하지만, 은행별로 뚜렷하게 다른 점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 가운데 고객을 한 명이라도 끌어모으려다 보니 영업 경쟁이 활발해진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앱에는 몇몇 주요은행 직원이 커피 기프티콘을 대가로 마이데이터 가입을 요구하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한 은행 지점 직원은 기자에게 “서울 지점들은 거의 10명 이상의 할당량이 있고, 그외 지역은 지역마다 다른 지침이 있다”고 귀띔했다. 시중은행들이 신세계 상품권, 아이패드 등 고가의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과도한 고객 유치전의 방증이란 얘기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공식적으로 마이데이터 영업 할당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영업 부담에 대해 새 나오는 불만들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회피하고 있다. ‘쉬쉬’하는 영업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한 ‘본질적인 경쟁’에 힘써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