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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200조원에 달하는 국가부채는 지난해 우리가 생산한 상품과 서비스 규모인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했다는 대목은 시름의 골을 더 깊게 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GDP 규모는 2057조4478억원으로, 벌어들인 수입보다 갚아야 할 빚이 더 많았다. 기업으로 치면 자본잠식의 ‘전조’ 증상이 나타났다는 의미다. 국가부채의 GDP 역전 현상은 문재인 정부 4년차인 2020년부터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탓도 있겠지만, 세금 수입이 예상보다 61조원 넘게 더 들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씀씀이가 너무 컸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국가부채 중에서도 당장 갚아야 하는 중앙·지방정부의 채무(국가채무)만 따로 놓고 봐도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예산안 편성 기조가 지속될 경우 2030년 국가채무비율은 78.9%로 전망된다. 2015∼2018년 당시 국가채무비율이 35∼36%에 머물렀던 시절을 생각하면 국가채무 증가 속도도 너무 가파르다.
이에 외환보유고 부족으로 빚을 제대로 갚지 못했던 1997년 당시 외환위기(IMF) 시절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그리스 사례가 주목받는다. 그리스는 2009~2012년 파산위기에 몰렸다가 회복됐지만 현재까지도 국가부채가 GDP규모를 넘어선 상태로, 여전히 빚더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새 정부의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손실보상 문제를 외면하긴 어렵겠지만 국가 재정건전성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중심을 잘 잡고 정책을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부디 ‘타산지석’의 지혜를 발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