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우크라군, 퇴각 중"
프랑스 마크롱 "외교적 출구 위해 러에 굴욕 줘선 안돼"
우크라 외무 "마크롱 요청, 프랑스에 굴욕"
마크롱-우크라, 충돌 지속
|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측은 세베로도네츠크에 대해 대규모 반격을 감행해 일부 지역을 수복했다고 했고, 러시아 침략군 측은 우크라이나군이 퇴각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침략 전쟁 시작 전부터 친(親)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성향을 보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을 위해 “러시아에 굴욕감을 줘서는 안 된다”고 했다가 우크라이나 측의 즉각적인 반발을 샀다.
세베로도네츠크가 있는 루한스크주(州)의 세르히 하이다이 주지사는 이날 세베로도네츠크의 30%를 통제하고 있던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개시해 하룻밤 사이에 20%를 탈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지금 우리 군인들이 그들을 밀어냈고, (러시아군은) 막대한 사상자를 내고 있다”며 러 침략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증원과 시민에 대한 원조를 차단하기 위해 다리를 폭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측의 보고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최근 세베로도네츠크에서 통제 지역을 잃어가고 있다가 대대적인 반격을 개시했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러 침략군 총참모부(합참)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 부대들이 세베로도네츠크 전투에서 치명적 손실을 입고 리시찬스크 방향으로 퇴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러 침략군은 이날 히르스케·마흐무트 일대 소규모 마을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포격을 감행했다.
푸틴은 러 침략군이 우크라이나 지원 미국 무기 시스템에 쉽게 대응하고 있으며 수십개의 시스템을 파괴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RIA)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
마크롱은 이날 발간된 르파리지앵 등 지역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에 굴욕을 줘서는 안 된다”며 “전쟁이 멈추는 날에 우리가 외교적인 수단을 통해 출구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개국이 되는 것이 프랑스의 역할이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은 자신이 푸틴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에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며 지난해 12월부터 푸틴과 대화한 횟수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대체로 100시간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러시아에 대한 굴욕을 회피하라는 요청은 프랑스와 이를 요구하는 다른 모든 나라에 굴욕을 안길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에 굴욕감을 주는 바로 자신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모두 러시아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방법에 집중하는 게 낫다. 그래야 평화를 가져오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과 우크라이나 측의 갈등은 러시아의 침략 전쟁 후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마크롱은 지난달 9일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정회원 자격 확보에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뜬금없이’ 아직 본격적인 논의 단계에도 들어가지 못했고,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유럽 정치적 공동체’ 가입을 열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달 21일 “우크라이나가 EU 가입 신청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우리에게 필요가 없다. 타협은 필요 없다”며 마크롱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