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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 참가자 사형 추가 집행…강경 진압 ‘악명’ 인사 경찰수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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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1. 08. 16:31

하메네이, 당국 대응에 불만 해석
이란, 경찰 수장 교체…강경진압 '악명'
7일(현지시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오른쪽)가 아흐메드 레자 라단 경찰전략연구소장(왼쪽)을 새로운 경찰 수장으로 임명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당국이 국제 사회의 강한 비난에도 반정부 시위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란은 인권 유린으로 국제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을 경찰 수장으로 임명하며 강경 진압을 이어갈 뜻을 나타냈다.

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이날 정부 시위에 참여해 사형 선고를 받은 모하마드 카라미와 모하마드 호세이니에 대한 형을 집행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테헤란 동부 위성도시 카라즈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바시지 민병대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바시지 민병대는 혁명수비대 산하 조직으로 2009년 이란 대통령선거 이후 촉발된 시위를 강경 진압한 것으로 알려진 조직인데, 사법부는 카라미와 호세이니가 민병대원을 집단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국제 사회는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강요에 의한 자백에 기초한 불공정한 재판이 이뤄졌다"면서 "모든 사형 집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제 앰네스티도 방어권 보장 등 정당한 재판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변호인은 이들의 재판에 들어가지 못했고 가족들은 사형 집행을 앞두고도 이들과 인사를 나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세프 보렐 EU(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성명을 내고 "사행 집행은 끔찍한 일이며, 이란 당국이 민간인 시위대를 얼마나 가혹하게 진압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란 사법부는 지난달에도 시위대 2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고, 이들 외에도 시위 참가자 10명이 사형 선고를 받은 상태다.

국제 사회의 비난에도 이란 정부는 정부 시위 진압을 총괄하는 경찰 수장을 8년 만에 교체하며 더 높은 수위의 대응을 시사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레자 라단을 경찰 수장으로 임명했다. 라단은 2009년 시위를 강경 진압해 악명을 떨친 인물로, 2010년 인권 유린을 이유로 미국과 EU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반정부 시위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데 대해 최고지도자의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500여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고, 1만9000여명이 구금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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