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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에 있는 수십 개 대학의 학생과 교수들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의 사법 개혁안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 "대법원이 무너지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 등의 슬로건을 들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대법원 권한 축소 등을 골자로 한 네타냐후 정권의 사법 개혁안 발의로 촉발된 반대 시위에 대학생들이 동참한 것으로 향후 시위가 더 격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텔아비브의 하비마 광장에 8만명 이상이 모였고 예루살렘과 하이파, 북부 로시 피나 등에서도 수천명이 집회에 참여하는 등 대규모 시위가 진행됐다.
다만 이스라엘 정부와 여당 측은 사법 개혁안에 동의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시위의 의미를 축소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속한 리쿠드당의 미키 조하르 의원은 "오늘 밤 시위에는 수만명이 나왔지만, 두 달 반 전에 열린 선거에는 수백만명이 나왔다"며 개혁안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혁안에 대한 이스라엘 내 여론조사 결과는 종잡을 수 없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채널13 TV에 따르면 53%가 개혁안에 반대하고 35%가 찬성한다고 답했으나, 지난 14일 나온 채널14 TV 여론 조사 결과에서는 61%가 찬성하고 35%가 반대했다.
초정통파 유대교 근본주의자들과 유대 민족주의자가 대거 참여하는 연립정부는 대법원의 권한을 억제해 정부의 3권 분립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11일 정부가 발의한 기본법 개정안은 행정적 결정과 입법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법원의 권한을 사실상 박탈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정부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확장 및 서안 병합, 성 소수자 차별 등의 정책을 강행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다지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야권은 사법 시스템 변경 시도를 정치적 쿠데타로 규정하고 국민에게 저항 시위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네타냐후 정권의 극우적인 정책 추진과 관련해서는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 국민들조차 민주주의 제도를 위협한다고 보고 있다고 가디언이 앞서 사설을 통해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제3의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반이스라엘 봉기)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