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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삼성전자 베트남에서 정말 철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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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3. 02. 13. 06:00

美 샌프란시스코 갤럭시 언팩에서 만난 인도계
'가짜 뉴스' 확산에 당혹…베트남은 아세안거점
박지은 산업부 성장기업팀 기자
박지은 산업부 기자
"삼성전자가 정말 베트남에서 철수하나요? 한국에선 어떻게 보고 있어요?"

이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2023' 제품 체험존에서 만난 프리랜서 기자 J씨가 대뜸 베트남 이야기를 꺼냈다. 갤럭시 언팩에서 베트남이라니 당혹스러웠지만 "그건 한국에서 많이 퍼져있는 가짜 뉴스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제품 체험존은 세계 곳곳에서 온 IT 기자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해외 매체나 인플루언서들의 신제품 반응, 삼성전자나 갤럭시에 대한 생각을 들어볼 수 있다. 그날의 취재 목표는 미국·일본·인도·중남미에서 온 인플루언서, 개발자, 해외 매체 관계자들에게 갤럭시S23의 첫 인상과 언팩을 본 소감을 들어보는 것이었다. J씨와 대화도 그렇게 시작됐는데, 갤럭시의 미국 반응을 설명하던 그가 베트남 철수설을 질문해 깜짝 놀랐다.

한국 기업의 베트남 철수설은 최근 2~3년째 온라인을 떠도는 가짜 뉴스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5년 간 이끌어 온 박항서 감독이 홀대를 받았다거나, 삼성전자의 첨단 기술을 베트남 정부가 빼앗으려 한다는 황당한 내용도 나온다. 삼성전자 최고위 경영진이 베트남 철수를 결정했고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는 영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과 자막, 영어나 베트남어로 된 외신 기사를 짜깁기한 자극적인 영상이 대부분이다.
삼성전자 안팎의 여러 관계자들은 "황당한 이야기"라는 반응이다. 베트남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최대 생산기지인데다 삼성전기·삼성디스플레이 등도 막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하노이에 R&D(연구개발) 센터도 지난해 완공했다. 삼성뿐만 아니라 신한은행, 롯데리아 등도 베트남에 안착한지 오래다.

베트남 전문가들은 양국 관계를 이간질 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1억 명에 육박하는 인구, 높은 교육열, 비교적 안정적인 인프라를 갖춘 베트남 시장을 선점한 한국 기업들이 떠나길 바란다는 것이다. '왜 베트남 시장인가'를 쓴 유영국 작가는 "한국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이만큼 잘 자리 잡은 곳은 베트남이 유일하다"며 "한국이 베트남과 소원해지면 가장 좋아할 곳은 중국과 일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인도계 기자에게 삼성전자의 베트남 철수설을 듣고 삼인성호(三人成虎)가 떠올랐다. 거짓된 말도 3명이 여러 번 되풀이하면 진실처럼 여겨진다는 뜻이다. 온라인을 떠도는 낭설(浪說)이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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