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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한일관계, 누군가는 내렸어야 할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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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재 기자

승인 : 2023. 03. 20. 06:00

사본 -이욱재
윤석열 대통령 일본 방문을 동행 취재하면서 식사를 위해 도쿄 긴자(銀座)의 한 노포를 방문했다. 그곳에선 한국에서도 꽤나 인기를 끌었던 가요가 흘러 나왔다. 오랫동안 한·일 양국이 경색됐다고는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가장 이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상기하게 됐다.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두고 국내에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셔틀외교 복원, 수출규제 해제, 양국 대화채널 재개 등 유의미한 성과가 있다는 평가와는 반대로,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도 만만치 않다.

기시다 총리가 회담에서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역대 내각의 인식을 계승'한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긴 하다. 그러나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 일본 총리로부터 직접적인 사과를 얻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치적 민감도가 높은 일본 총리는 강력한 권력을 쥐고 있는 한국의 대통령에 비해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다.

달리 말하면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로부터 직접적인 사과를 받고 관계 개선에 나가긴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가 '선(先) 사과' 요구만 반복한다면 양국 관계 회복도 해결 전망이 그리 쉽지는 않을 듯 싶다. 최근 3년간 일본과 잃어버린 경제 효과가 2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가 한·일관계를 관망하기만 한다면 잃어버리는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미우나 고우나 일본은 지정학적으로 우리의 이웃 국가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말처럼 결국 누군가는 해법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만 할 때도 있다. 20년 만에 재계 총수들이 한·일 경제인 행사에 함께 참석한 것만 보더라도 일본은 한국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대화의 물꼬를 튼 윤 대통령이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해 내길 기대해 본다.
이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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