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측근에 완전 중단 아니라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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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국민 분열을 방지하고 폭넓은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사법정비 입법안 심의를 의회 휴회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의회는 유대인 명절인 유월절(4월 5∼22일)을 전후로 휴회하며 다음 회기는 5월 초에 시작한다.
이번 연기 발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입법 추진을 공개 반대한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부 장관을 해임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갈란트 장관 해임에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에서는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나와 도로를 막고 경찰과 충돌했고, 군과 공직사회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자 연정은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인구의 10%에 육박하는 약 80만명이 회원이 가입된 노동단체 히스트라두트(이스라엘 노동자 총연맹)도 총파업 투쟁을 선언했으며, 공항 노동자들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이날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는 항공기 이륙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 해외 주재 이스라엘 공관들이 파업에 동참했고, 이스라엘 의사 연합도 의료 서비스 중단을 예고했다.
결국 네타냐후 총리가 백기를 들 듯이 입법 연기를 선언하자 야권과 온건파 인사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노동단체 히스트라두트도 네타냐후 총리의 발표 후 총파업을 철회했다.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만약 입법이 완전히 중단된다면 우리는 진짜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라피드 전 총리는 "과거 경험한 적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그의 말에 속임수가 없는지를 확인할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네타냐후가 측근들에게 진정한 입법 중단은 아니라고 말했다는 얘기를 접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정부를 우려스럽게 바라보던 미국 정부는 이날 "민주주의 사회는 견제와 균형으로 강화된다"며 연기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측에 우려를 솔직히 전달했다면서 오는 29일과 30일 미국 주도로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이스라엘이 초대됐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