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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검찰은 여성들에게 히잡을 벗으라고 부추기는 이들을 형사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소된 이들에게는 재판을 통해 내려진 판결에 대해 항소할 수 있는 어떤 권리도 부여되지 않을 것이라 했다. 이란은 지난해 일어난 이른바 '히잡 시위' 이후 히잡 착용에 대해 느슨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최근 히잡을 쓰지 않는 여성들이 늘어나자 강경 기조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란 경찰도 이날 성명을 내고 공공장소나 차 안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여성에 대한 단속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경찰은 지난 8일 도심 주요 공공장소에 히잡 미착용 여성을 식별하기 위한 스마트 카메라를 설치했다며 고강도 단속을 예고한 바 있다.
하산 모파카미 경찰 보안국장은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것은 범죄이며 경찰은 법의 틀 안에서 위반 행위를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안에서 적발이 되는 경우 차주에게 단속 관련 문자 메시지가 발송되고 반복 적발 시 차량이 압류될 수 있다고 경찰 측은 밝혔다. 또 적발된 히잡 미착용 여성들에게는 벌금도 부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부는 "히잡은 이란이슬람공화국의 국가 기반 중 하나로 양보하거나 관용을 베풀 여지가 없는 원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을 포함해 모든 여성이 의무적으로 히잡을 써야 하는 나라는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아프가니스탄을 제외하면 이란이 유일하다. 이란의 호세인 모세니-에제이 사법부 수장은 앞서 "미착용 여성에 대해서는 자비 없이 처벌해야 한다"며 사실상 탄압 수준의 규제를 예고했다.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현재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에 따르면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지금까지 시위 참가자 500여명이 숨졌고, 2만여명이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