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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국제 평화 및 안보 유지 - 유엔 헌장의 원칙 수호를 통한 효과적인 다자주의'라는 주제로 안보리 공개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 주제는 4월 안보리 순회의장국을 맡은 러시아의 제안에 따라 채택됐다. 이를 두고 안보리 의장국 지위를 이용해 국제 무대에서 러시아의 입장을 홍보하려는 의도라는 반발이 빗발쳤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다자주의 국제체제가 어느 때보다 큰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 헌장과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그 나라와 국민들에게 커다란 고통과 파괴를 초래했으며, 세계 경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로프 스코그 주유엔 EU(유럽연합)대사도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유엔 헌장을 모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코그 대사는 "러시아는 자신을 유엔 헌장과 다자주의의 수호자처럼 묘사하려 했지만, 그 어떤 것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러시아가 구금 중인 미국 해병대원 출신 폴 웰런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 에반 게르시코비치의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황 대사도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에 대해 불법적으로 무력을 사용한 주체가 오늘 회의 주제를 제안한 것은 슬픈 현실"이라면서, 유엔 헌장 상 무력 사용 금지 원칙을 위배한 러시아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의 소수국가가 인류 전체를 대변할 수 없다"며 맞섰다. 그는 이라크와 리비아,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에 대한 원폭 투하까지 언급하며 미국과 서방이 주로 관여한 분쟁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냉전 시대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매우 위험한 한계점에 도달했다"면서 "다자주의에 대한 신뢰 상실로 상황은 악화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