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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보도에 따르면 볼케르 페르테스 유엔 수단 특사는 "말리, 차드, 니제르를 포함한 아프리카 사헬지역 출신 용병들이 수단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밝혔다. 페르테스 특사는 특히 "그 수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군은 이들 용병이 사실상의 반군인 RSF가 끌어들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군 측은 최근 사살한 RSF 대원 중에 외국인 저격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군 1인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도 RSF가 용병을 모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RSF는 본래 과거 다르푸르 대학살을 주도한 아랍계 민병대 잔자위드에 뿌리를 두고 있는 세력으로, 다르푸르를 비롯한 수단 전역의 금광 개발권을 장악한 뒤 금광 수익을 바탕으로 인근 국가의 용병들을 끌어들여 몸집을 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RSF의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은 외국에서 벌어진 전쟁에 역으로 용병을 보내기도 했으며, 리비아 내전에서는 용병 파견 대가로 무기 지원을 받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런던 킹스칼리지의 안드레아스 크리그 교수는 "다갈로가 금광에서 나오는 부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용병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수단 전문가인 알렉스 드 와알은 "수단 정계에서 돈과 용병은 맞교환이 가능한 통화와 같은데 다갈로 사령관은 이 모두를 거래한다"며 "만약 이번 분쟁에서 RSF가 승리한다면 수단 정부는 이 다국적 용병 기업의 자회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금전·용병 거래를 의식한 듯 정부군 부르한 장군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RSF 및 관련 회사들의 은행 계좌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르한 장군 측은 앞서 수단 중앙은행 총재도 교체한 바 있다. RSF의 자금줄을 죄기 위한 조치로 추측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중재 노력에도 수단 군부 간 휴전 협상은 진전이 없는 가운데 이번 분쟁으로 인한 사상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시작된 교전으로 67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