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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정부군과 RSF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재로 이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휴전에 돌입했다. 앞서 수차례 휴전에 합의하고도 격렬한 교전을 산발적으로 벌이며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았던 두 군벌은 이번 하루 짜리 휴전에서는 약속을 충실히 지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두 군벌은 이번 휴전 기간 병력 이동과 공격, 항공기와 무인기 동원, 공습, 포격, 병력 증강 배치를 삼가고, 휴전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도 자제하기로 했다. 휴전을 계속 중재하고 있는 미국과 사우디는 "이번 휴전은 군벌 간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것"이라며 "휴전 약속을 어기는 경우, 그 위반자를 제다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강제로 배제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사우디의 엄포 때문인지 수단 수도 하르툼은 분쟁 이후 처음으로 평온한 분위기였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한 주민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몇 시간 동안 총성이 들리지 않았다"며 "오늘은 확실히 달랐다"고 말했다.
양측의 교전이 멈추자 일부 주민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피란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버스 터미널 직원은 "많은 사람이 휴전을 이용해 수도를 떠났다"며 "오늘 하르툼을 떠난 사람 수는 평소의 2배 정도였다"고 전했다.
다만 앞서 3~7일간 주로 합의했던 휴전 기간 외부 감시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미국과 사우디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교전을 멈추지 않았던 두 군벌이 향후 분쟁을 멈추고자 하는 의사를 드러낸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잠시나마 싸움이 멈춘 것은 고무적이지만 수도 하르툼 외에 양측의 격전지인 서부 다르푸르 등에서는 휴전 준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휴전이 시한을 두고 합의되고 있는 가운데 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은 아직까지 쉽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주도하는 RSF는 조직 통합과 지휘권 문제로 갈등하다가 지난 4월 15일부터 무력 분쟁을 시작했고, 이는 사실상의 내전을 번졌다. 양측의 분쟁 과정에서 1800여명이 사망하고 5000여명이 부상했으며, 140만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