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수단 사태로 난민 급증…1억1000만명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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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이날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해안으로부터 서남쪽 87km 해상에서 난민과 이주민 수백명이 탄 고기잡이 보트가 전복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최소 79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 당국은 100여명을 구조했으며 해안경비대 함정 6척과 해군 호위함 1척, 군 수송기 1척 등을 투입해 추가 생존자를 찾기 위해 밤새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탑승자 대부분이 이집트, 시리아, 파키스탄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탑승자 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700명 이상이 탑승했다는 증언도 나오면서 추가 희생자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니스 카르벨리스 현지 보건국장은 "매우 비극적이고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탑승자 수가 승선 가능 인원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에 희생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배는 난민과 이주민들을 태우고 리비아 동부 토브루크 지역에서 출발해 이탈리아로 향하던 도중 강풍을 만나 전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는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 등지를 비롯해 유럽으로 떠나려는 아프리카 이주민의 대표적 출발지로 꼽히는 곳이다.
리비아 당국의 대대적인 불법 체류자 단속 속에 별다른 안전장치를 하지 않은 난민들이 무리하게 탑승하면서 난민선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지중해에 접한 튀니지 해안에서 이민선 3척이 침몰해 최소 29명이 숨졌으며, 2월 말에는 이탈리아 해안에서 난민선 침몰 사고가 발생해 67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북아프리카에서 배를 타고 지중해 중부를 거쳐 이탈리아로 가는 경로는 매우 위험해, 2014년부터 최근까지 공식적으로 파악된 사망·실종자 수가 1만7000여명에 이른다.
곳곳에서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전세계 난민 규모 자체도 급증 추세다. 유엔난민기구(UNHCR)은 이날 분쟁과 박해 등을 피해 고향을 떠난 난민의 수가 1억1000만명에 달한다는 추산을 내놨다.
세계 난민 수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1억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올해 수단 내 무력 분쟁 사태로 난민이 급증하며 또 다시 최고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은 "우리는 현재 극도로 분열된 세계에 살고 있다"면서 "국제적 긴장이 인도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적인 보호를 필요로 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시리아,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출신이라면서 난민에 대한 국가들의 동등한 책임 분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