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반란 원인으로 '분쟁 갈등 실패'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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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AFP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루카셴코 대통령은 국영매체를 통해 "프리고진은 벨라루스에 있다"고 밝히며 벨라루스는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그들을 위한 캠프를 새로 설치하진 않겠지만, 사용하지 않는 군사기지 가운데 하나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며 벨라루스에 머무르는 동안 최대한 도움을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또 "바그너그룹 지휘관이 와서 우리를 도와준다면 값진 일이 될 것"이라며 "공격과 방어전술 등 전투경험은 우리가 그들로부터 얻어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리고진은 지난 24일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모스크바 진격을 중단한 뒤 행적이 묘연한 상태였다가, 이날 오전 전용기가 벨라루스 민스크 인근에 착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용기에 프리고진이 타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루카셴코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입국 사실을 직접 밝힌 것이다.
아울러 루카셴코 대통령은 무장반란 사태가 프리고진과 러시아 국방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간 갈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상황에 잘못 대응했으며, 문제가 스스로 해결될 줄 알았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AFP는 루카셴코의 발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분쟁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요청으로 프리고진을 설득했던 상황에 대해서도 당국자들에게 설명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당시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많은 부하들을 잃고,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노두에 도착했을 땐 "반쯤 정신이 나가있는 상태였다"고 묘사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군 지도부의 부패와 무능에 분노하며, 용병들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복수를 원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루카셴코 대통령은 "얼마 안가 벌레처럼 짓이겨질 것"이라며 "계속된 반란은 러시아를 혼란과 슬픔에 빠뜨릴 뿐"이라고 진격 중단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한편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으로 역내 안보 불안이 커지자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 등 나토 회원국 영토 방어 대비 태세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를 새 거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면밀히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