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과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의 인사도 장 차관 수준은 아니지만 예상외 인선이라는 평가다.
한 차관의 경우 인사 전날까지도 이른바 관가 '복도통신'에 언급조차 없었다. 통계청장을 역임한 한 차관은 지난 26~27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제20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정책위원회에서 의장단 위원으로 뽑힌 바 있어 대통령실도 막판까지 고심한 인사로 풀이된다.
한 차관은 기획재정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책통이지만 사무관 시절 농림해양예산과에서 농정현안을, 경제예산심의관 때에는 농정예산 편성에 관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보 때는 농축산물 수급과 가공식품 가격 안정 등 물가 관리를 조율한 경험이 있는 만큼 향후 식품·외식 물가 관리에 힘을 싣기 위한 인사라는 시각도 있다.
박 차관도 예상 밖 인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성을 요구해 그동안 내부 승진이 주를 이뤘던 해수부 차관 자리에 기재부 출신으로 아무래도 해양·수산 쪽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박 차관의 발탁은 전혀 예상을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관가에서는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인 박 차관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이해도가 높은 만큼 해수부의 국정과제 이행이 미진한 부분에 대해 경고장을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유야 어찌 됐든 이번 인사로 인해 농식품부와 해수부가 감내해야 할 후폭풍은 상당할 전망이다. 내부 승진이 일반적이었던 이들 부처의 차관 자리에 외부 인사, 그것도 모두 기재부 출신이 배치되면서 내부적으로 이미 술렁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이번 차관 교체 이후 1, 2급 고위공무원단을 중심으로 후속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이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부디 이들 차관이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억지 춘향'식의 소통이 아닌 기존 구성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일각의 우려를 잠재우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