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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은 친(親) 바그너그룹 텔레그램 채널인 '그레이 존'에 게시한 41초 분량의 음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프리고진은 "조만간 전선에서 우리의 다음 승리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의 '정의의 행진'은 반역자들과 싸우고 우리 사회를 통합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재차 무장반란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메시지 공개는 무장반란을 중단하고 행적이 묘연했던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이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다음날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다만 외신들은 이번 음성 메시지가 녹음된 장소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바그너그룹의 무장반란 사태는 이렇다 할 반향 없이 봉합되는 모양새다.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군 고위 참모들과 회의에서 무장반란 사태가 러시아군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장병들은 용기와 헌신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강조했다. 사실상 바그너그룹이 '1호 공적'으로 지목한 쇼이구 장관이 공식석상에서 무장반란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러한 계획(반란)이 실패한 주된 이유는 러시아군 장병들이 그들의 소임에 따라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장병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날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러시안 필드'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전후 꾸준히 상승하던 프리고진의 지지율이 반란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안 필드가 반란 직전과 직후 약 16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프리고진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29%,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40%였다. 지난달 초 프리고진의 지지율은 55%로, 반란 이후 2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다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정부의 영향이 지대한 언론 환경 속에서도 프리고진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NYT는 주로 TV를 통해 정보를 얻는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프리고진의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텔레그램 등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 이들은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며 "프리고진의 온라인 영향력이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