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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일간 리아노보스치는 이날 유엔 측이 지난 6월 27일 이후 러시아산 비료를 실은 선박의 수출 항로 통과 신청이 모두 기각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협정이 세 차례 연장되는 과정에서 서방이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산 비료 수출 제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재연장 논의가 더욱 불투명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흑해곡물협정 연장 여부를 놓고 상반된 주장을 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4일 "우리는 8월에 푸틴 대통령을 환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흑해곡물협정의 연장에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적이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곡물 및 비료의 수출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맺었고, 우여곡절 끝에 협정을 3차례 연장해 이어왔으나 17일이면 기한이 만료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앞서 국제 금융 네트워크에 대한 재연결을 요구하는 러시아의 요구와 관련한 협상안을 담은 서한을 푸틴 대통령에게 보냈지만, 푸틴 대통령은 해당 서한을 보지 못했다며 요구 사항이 충족되지 않으면 협정을 탈퇴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초 러시아는 △러시아 농업은행의 SWIFT 국제통신망 재연결 △러시아에 대한 농업기기와 부품 공급 재개 △보험 및 재보험 재재안 해제 △러시아산 비료 수출을 위한 암모니아 수송관의 우크라이나 구간 재개통 △러시아 농업·비료 관련 기업들의 해외 자산 동결 해제 등을 유엔에 요구했지만 이들 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과 전화회담에서도 러시아와 UN 간 각서에 명시된 의무가 여전히 이행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