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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비오칠레 등 현지 매체는 18일(현지시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가까운 해안 도시 비냐델마르에 러시아 출신 임신부들의 원정 출산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칠레에서 태어난 아이는 곧바로 시민권을 얻을 수 있고 그 부모 역시 2년 뒤면 칠레 여권을 받을 자격이 생기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자녀들에게 칠레 시민권을 주기 위해 30시간 넘는 비행을 감수하고 남미 칠레까지 날아온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최근 칠레에서 아들을 얻은 한 러시아 커플은 "칠레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국가"라며 "아이에게 여권을 하나 더 받을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인의 칠레 원정 출산이 증가하자 현지에는 이들을 대상으로 삼은 업체까지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는 각종 서류 작업과 통역, 투어 프로그램 등 출산 여행객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세분화한 패키지를 마련했다. 상품 가격은 기본 패키지가 2900달러(366만원), 가장 많은 지원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패키지는 1만2900달러(1630만원)에 달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인들은 그간 원정출산 목적지로 아르헨티나를 많이 찾았었다. 지난 1월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러시아인 2000~2500명이 아르헨티나에 왔는데, 그중 많은 수가 출산을 계획하는 여성이었다"라는 현지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전한 바 있다.
원정 출산의 이유는 아르헨티나 역시 시민권 획득이 쉽고 여권 파워가 비교적 강하며 안전한 편에 속하는 나라로 통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추세가 인근 칠레로까지 번지는 것을 보면 장기화하는 전쟁에 따른 안보 불안과 각종 제재로 인한 불편함으로 인해 많은 러시아인들이 심리적인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영국의 국제교류 자문 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의 2023년 1분기 세계 이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칠레는 15위(174개국)를 차지해 중남미 전체에서 순위가 가장 높았고 아르헨티나는 18위(169개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