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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 쿠데타 지지 시위에 러시아 국기 등장, 주변국은 군대 투입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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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7. 31. 15:35

'프랑스 타도·푸틴 찬양' 피켓 든 니제르 쿠데타 지지자들
니제르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 세력의 지지자들이 30일(현지시간) 수도 니아메에서 "프랑스를 타도하라, 푸틴 만세"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AP 연합뉴스
대통령 경호실장이 쿠데타를 일으켜 국가 통치를 선언한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러시아 국기가 동원된 쿠데타 지지 시위가 벌어졌다.

30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세력을 지지하는 시민 수천명이 가두 행진을 벌였다. 시위대는 러시아 국기를 흔들면서 '러시아 만세', '푸틴 만세' 등을 외쳤다.

이번 시위는 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니제르의 군사 쿠데타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후 일어났다. 프리고진은 앞서 니제르 쿠데타가 "식민지배자들에 대한 투쟁"이라며 서방으로부터의 독립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과거 니제르를 지배했던 프랑스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프랑스 대사관을 공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고진은 이번 쿠데타에 개입했는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아프리카의 질서 유지에 바그너 용병들을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바그너그룹은 니제르 인접국으로 역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말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바그너그룹은 그간 아프리카 독재 정권들을 비호하는 대가로 광물 채굴 등 각종 사업권을 얻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러시아 정부 역시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꾸준히 모색해온 가운데 일부 니제르인들이 친러시아적 시위를 벌이면서 러시아와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7~28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정상회의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다만 AP 통신은 군부가 러시아에 손을 내밀지, 기존의 서방 파트너와 밀착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 쿠데타를 주도한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은 바줌 대통령을 억류한 데 이어 스스로를 국가 원수로 천명한 상태다.

서방과 아프리카 주변국들은 군부 쿠데타를 강력 비판하는 한편 제재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이날 군부에 일주일 내로 헌정 질서를 회복시킬 것을 요구하며 "만약 그렇지 않으면 보복이 있을 것이다. 보복 수단에는 군대를 동원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군부 정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니제르에 대한 재정 지원과 안보 협력 중단 방침을 밝혔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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