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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브릭스 정상회의 개최국인 남아공의 날레디 판도르 외무 장관은 이날 "우리는 확장 문제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남아공은 브릭스 확장을 위한 원칙과 기준, 지침, 절차 등을 담은 문서를 마련해 회원국 정상들에게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러시아가 G7(주요 7개국)에 필적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자 브릭스 확대를 추진해 온 가운데 인도, 브라질과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4년 만에 열린 대면회의에서 정상들이 일부 진전을 이룬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적극적인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이날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브릭스 확장을 가속해 더 많은 국가들을 브릭스 가족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 발부 문제 등으로 인해 남아공에 오지 못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상으로 "차기 의장국으로서 브릭스 회원국 확대 문제를 포함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결정되는 내용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중·러의 확장 추진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제기됐던 인도와 브라질 정상도 원칙적으로는 회원국 추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미국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브릭스의 회원국 확대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이전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의장국인 남아공 측에 따르면 현재 브릭스 가입을 공식 요청한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르헨티나 등 22개국이며, 비공식 요청 국가까지 더하면 40개국이 넘는다. 모디 총리는 "컨센서스에 기반한 진전을 환영한다"며 가입 승인 문제에 있어 일정 조건은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일부 회원국 가입에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도 미국과의 관계를 염려한 듯 "브릭스가 G7이나 G20(주요 20개국)의 대항마가 아니다"라고 거듭 밝히기도 했다. 브릭스 초창기 회원국 확대의 첫 번째 수혜국으로서 중·러의 확장 기조에 동조해 온 남아공 역시 브릭스가 반서방 블록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