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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방송·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올레흐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간밤 이즈마일 항구에 대한 대규모 공격 중 러시아의 샤헤드 드론이 루마니아 영토에 추락해 폭발했다"고 밝혔다.
니콜렌코 대변인은 "이는 러시아의 미사일 테러가 우크라이나 안보뿐만 아니라 나토 회원국을 포함한 주변국 안보에도 위협을 제기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새벽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다뉴브강 하구에 있는 오데사주 항구도시 이즈마일에 드론 공습을 가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발사한 드론 32대 중 23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일부 드론이 우크라이나와 남쪽으로 접한 루마니아 영토에 추락했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이다.
이즈마일은 러시아가 지난해 7월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이후 수출길이 막힌 우크라이나가 곡물을 수출하기 위해 대체 수송로로 이용하고 있는 지역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어렵게 하기 위해 다뉴브강 인근 항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의 드론이 루마니아에 추락했다면, 개전 이후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 영토를 직접 타격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지난해 11월에도 러시아의 공습 중 미사일이 폴란드 영토에 추락한 적이 있지만, 이는 결국 우크라이나의 방공 미사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루마니아는 러시아의 드론이 자국 영토에 추락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러시아 드론 공격에 따른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러시아 드론이 루마니아 영토에 추락했다는 주장을 단호히 부인한다"고 밝혔다.
또 루미니타 오도베스쿠 루마니아 외무부 장관도 이즈마일과 루마니아의 국경이 매우 가까워 사건의 위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오늘 공습 중 러시아 드론이 루마니아 영토를 공격했다는 사진 증거를 갖고 있다"며 "일부 파트너국들은 분쟁에 연루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둑 인근에서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하지만 BBC는 해당 사진이 폭발 장소에서 먼 거리에서 찍혔으며 해상도가 낮아 세부사항을 식별하기 어렵고, 폭발이 드론에 의한 것인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