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또 이슬람 복장 통제 나선 프랑스 교육당국…새학기 아바야 착용 금지 법제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905010002593

글자크기

닫기

임유정 파리 통신원

승인 : 2023. 09. 05. 16:05

착용 금지법 어길 경우 징계 처분…일선 학교선 종교 갈등 심화 우려
카미스
프랑스 초중고가 일제히 개학을 맞은 4일(현지시간)부터 학교에서 이슬람교 전통 복장인 아바야와 카미스 착용이 법으로 금지됐다. 사진은 무슬림 남성이 입는 카미스(Qamis). /픽사베이
프랑스 교육부가 새 학기부터 각급 학교에서 학생들이 이슬람교 전통 복장인 아바야와 카미스를 착용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했다.

현지매체 르파리지앙은 4일(현지시간) 새 학기부터 종교 관련 복장 착용을 금지함에 따라 일부 학교에서 갈등이 빚어질 염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교 전통 복장 착용 금지는 새 학기가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학교 측이 학생 및 학부모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일찌감치 예고됐다. 교육부 장관의 특별 안내서가 동봉된 안내서엔 이번 학기부터 학교에서 일부 종교적 색채를 띠는 복장 착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새 학기부터 학교에서 착용 금지되는 복장은 아바야와 카미스다. 이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이 착용하는 전신 망토 또는 셔츠형 의상으로, 아바야는 여성이, 카미스는 남성이 입는다.
프랑스 교육부가 아바야와 카미스 착용을 금지하는 이유는 라이시테(laicite·정교분리원칙) 때문이다. 프랑스 문화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라이시테는 국가와 종교의 분리, 즉 국가의 종교적 중립성을 말한다.

특히 19세기 말부터 라이시테가 프랑스 학교에 적용돼 종교와 교육을 철저히 분리해 왔다. 라이시테는 누구든 종교를 가질 권리가 있고 그 신념을 표현할 자유가 있지만, 반대로 누구든 종교를 가지지 않을 자유도 있고 무교 또한 존중받아야 함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이 문화적 이유로 학교에서 종교적 색채를 띤 복장을 착용하면서 오랜 기간 논쟁이 있어왔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이번 착용 금지법에 대한 교직원들의 반응 역시 복합적이다. 드디어 종교 복장 착용 금지가 법제화가 됐다며 환영하는 교직원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은 교육부의 결정이 종교적 갈등을 빚을까봐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무슬림 밀집 지역에 위치한 학교의 걱정이 크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일부 학교에서 생길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공화국의 가치'라는 이름의 팀을 꾸려 법제화를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교직원을 도울 예정이다. 또한 아직 공식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교육부와 내무부 직원, 심리학자로 구성된 교육보안팀도 일부 갈등 예상 지역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착용 금지법으로 인해 빚어질 수도 있는 종교 갈등 외 또 다른 문제가 남아있다. 아바야와 카미스는 법적으로 착용 금지됐지만 긴 스카프·두건·긴 가디건 등 같은 맥락에 있는 다른 의복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사안이다.

파리의 한 기술학교 교장인 줄리(가명)는 "이미 일부 학생들은 착용 금지가 된 아바야와 카미스의 대안을 찾고 있어 학교가 착용 금지법을 실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만약 학생이 착용 금지법을 따르지 않을 경우엔 학교에서 징계 처분받게 된다.
임유정 파리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