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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열병식에는 정규군이 아닌 남측의 예비군 격인 노농적위군이나 경찰 격인 사회안전군 위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2년 전 9·9절에도 트랙터와 소방차, 다연장 로켓 등 일부 재래식 무기만 동원해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을 진행한 바 있다. 경제난 속에 내부 결집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 커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 여부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올해 두 차례 열병식에 참석했지만, 연설은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대표단의 방북과 관련한 보도는 없어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중국 대표단은 열병식에 참석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조선중앙통신은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정권 수립 75주년 행사 참석을 위해 북한에 방문한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류 부총리의 북한 방문은 5년 전 70주년 행사 때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공산당 서열 3위)이 방문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다소 격이 낮아졌다. 북러의 움직임에 중국은 눈에띄게 낮은 보폭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한과 경제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경제통인 류 부총리를 보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시말해, 북한은 상황을 고려해 러시아와는 군사협력을, 중국과는 경제협력을 중시하는 안러경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류궈중의 배경으로 볼 때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모색하는 데 비해 중국과는 경제협력 분야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북한으로선 경제 분야에는 영향력이 거의 없는 리잔수보다는 류 부총리의 방북이 중국과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중국의 대북 경제지원 협조를 요청하기에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한과 중국이 명분보다는 실리를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은 과거엔 대부분 오전에 열병식을 개최했지만,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부터는 이번까지 7번 연속 저녁이나 심야에 열병식을 진행했다. 낙후한 북한의 실상이 노출될 위험을 최소화하고 조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열병식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