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인정하는 국제 신용평가사 DBRS는 성명을 통해 지난 8일 그리스의 장기 외화 및 자국 통화 표시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에서 투자 적격 등급인 'BBB'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DBRS는 그리스의 신용등급 상향을 결정한 이유로 상당한 재정 및 부채 상황 개선과 신중하게 재정 계획을 실행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꼽았다. 또 그리스의 재정수지가 올해 1.1%, 2024년 2.1%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의 수석 경제고문인 알렉스 파텔리스는 투자 적격으로 신용등급이 복귀한 것에 대해 "승인의 표시"라고 평가하고, 현재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기대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스티스 하지다키스 재무장관은 최근 몇주간 그리스가 산불과 홍수 등 극심한 자연재해로 신음하는 가운데, 신용등급 상향 소식이 중요한 희망이 됐다고 전했다. DBRS가 신용등급을 상향하면서 다른 신용평가사들도 그리스의 국제 신용등급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재정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방만하게 재정을 운영하다가 국가부도 위기에 빠졌다. 2010년과 2012년, 2015년 등 3차례에 걸쳐 EU(유럽연합). IMF(국제통화기금) 등 국제채권단으로부터 2890억유로(약 370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재정위기가 심화하면서 그리스의 신용등급도 추락했다. 2011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등급인 'BBB-'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로 낮췄으며,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그리스의 신용 등급을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하향했다.
2019년 미초타키스 총리가 경제 부흥을 기치로 내걸고 취임해 시장친화적인 경제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그리스의 경제는 다시 날개를 달았다.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 8.4%, 지난해 5.9%로 EU 평균(5.4%, 3.5%)을 크게 웃돌았으며, 2020년 206%까지 치솟았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지난해 171%로 떨어졌다. 그리스는 지난해 3월 구제금융을 졸업했다.